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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강남의 엘리트 가장이 일가족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하다 실패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실직한 40대의 강남 엘리트는 외국계 회사와 국내회사 10여 곳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한 군데도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식들이 실직한 아버지를 보며 상심할 것으로 생각하고 매일 아침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척하며 낮에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아내에게 매달 급여만큼 생활비를 주고 고시원 생활비에 자기 생활비를 지출했습니다. 결국, 돈은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 궁지에 몰린 그는 아내나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서초동의 40평대 부촌 아파트와 외제 차, 부부합산 현금재산이 4억 원이 넘는 이른바 세상이 모두 부러워하는 강남 중산층이 왜 절망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그에게는 아파트를 급매가로 내놓아도 12억 원에 매매할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를 팔아 담보대출을 갚는다고 해도 약 11억 원의 현금과 부동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강남의 아파트를 내놓고 가격이 싼 다를 지역으로 옮기는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나 아내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못했고 외제 차를 처분하려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현금재산 1억3천만 원이 있었음에도 삶을 비관하고 아내와 두 자녀를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세간에서는 이를 ‘강남자존심’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에게 강남을 떠나는 것은 죽음을 선택해야 할 정도의 인생 실패였나 봅니다. 아파트를 강남 이외의 곳으로 옮기는 것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것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절대적 빈곤, 상대적 빈곤

 

듣자 하니 상당수의 학부모에게 자식을 위해 지출하는 고액과외비는 품위 유지비입니다. 어떤 회사원들은 점심으로 1,500원 하는 김밥을 먹을지언정 후식만큼은 비싼 유명 커피 브랜드를 손에 들고 사무실에 들어간답니다. 이게 누군가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바닥이고 꺾여서는 안 되는 자존심입니다. 인간의 삶은 풍요로워졌지만, 영혼의 자존감은 빈곤함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절대적 빈곤을 해결하고 나니 그 끝을 알 수 없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상대적 빈곤이 우리의 삶을 아사(餓死)시키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차를 타지 못한다는 자괴감, 품위유지를 할 수 없는 것에서 오는 박탈감,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고 비교하는 데서 오는 자존심의 손상은 죽기보다 싫은 것들입니다.

 

세상은 온통 우리에게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고, 번듯한 직장을 얻어야 하고, 능력 있고 돈 많은 배우자를 만나야 하고, 더 모양새 나는 도시와 더 넓은 아파트에서 살아야 하고, 더 멋진 차를 타고 다녀야 잘사는 것이고 성공한 삶이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속없는 사람이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합니다. 롤로 메이는 이런 현상을 일컬어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이라 칭했습니다. 현대인들은 타인의 눈길의 유무에 민감하고 내가 그들에게 소속되어 있는지 아닌지에 사로잡혀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자존감 없는 자존심입니다.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 있다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통합성(統合性)을 상실한 세상입니다.

 

 

 

의식주가 아닌 주인의식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의식주(衣食住)입니다. 그런데 이게 언제부터인가 허영심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의식주가 허영(虛榮)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하나가 더 필요합니다. 바로 사람(人)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의식주가 아니라 주인의식(主人意識)입니다.(정철, 불법사전) 삶의 주인의식을 갖기 위해서 자녀들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정이고 부모이어야 함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우리 자녀들에게는 함께 교실에 있는 친구들이야말로 경쟁하고 뛰어넘어야 하는 관계가 아닌 상생하는 관계로 만들어 줘야 합니다. 세상은 계약과 이용의 관계가 아니고 관용과 수용의 관계임을 가르쳐야 합니다. 

 

니체는 “당신 자신을 잘못 사랑하면 고독한 감옥에서 인생을 보내게 된다.”라고 했습니다.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하면 창피해서 어떻게 하나. 좋은 차를 타지 않으면 무시를 당할 텐데, 메이커 하나 들고 다니지 않으면 궁색해 보일 텐데”라는 생각은 바로 주인의식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유복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최고로 최상으로 사는 것만 강요받은 세대가 빈궁에 처하거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의식 없는 부와 성공을 강요하는 것은 좁은 소양입니다. 성공은 신분의 이동이 아니라, 생각의 이동임을 알아야 합니다.

 

 

-김현청 : 콘텐츠기획자, 스토리마케터, 브랜드저널리스트, 언론인, 국제구호개발가, 로푸드연구가, 오지여행가, 서울리더스클럽회장, 블루에이지 회장

 

www.hyuncheong.x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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